힐하우스 백반증 연구 58 · 리뷰

컴퓨터로 모든 병을 훑으면 백반증과 숨은 동반질환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Automated Mass Screening for Comorbidities of Vitiligo Using the National Health Insurance Database

한마디로

미리 정한 병만 보는 대신 모든 진단코드를 컴퓨터로 훑었습니다. 그렇게 백반증과 연관된 병 45가지를 찾았습니다. 흑색종·강박장애처럼 뜻밖의 연관도 드러났습니다.

보통 '백반증에 이 병이 잘 동반될까?'를 볼 때는 연구자가 의심 가는 병을 미리 정해 놓고 확인합니다. 그러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연관은 영영 못 찾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발상을 뒤집어 보았습니다. 사람이 고르는 대신 컴퓨터가 모든 진단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으로 훑게 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제가 교신저자로 이끈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자료 전체를 그렇게 훑어, 백반증과 숨어 있던 연관 질환을 찾아내는 시도였습니다.

Q1 구체적으로 어떻게 훑었나요?

백반증 환자 90,297명과 나이·성별을 맞춘 대조군 90,297명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가 1,265개의 진단코드를 하나하나 자동으로 비교하게 했습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 자료에서, 알파벳 A부터 Z까지 사실상 모든 질병 분류코드를 훑은 것입니다. 미리 짐작을 세우지 않고 전수로 살피니, 예상 못 한 연관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자동으로 훑으면 우연한 연관이 섞여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치우침 가능성까지 함께 점검했습니다.

Q2 그래서 무엇을 찾아냈나요?

백반증과 연관이 뚜렷하게 높아진 병이 45가지, 오히려 낮아진 병이 6가지 드러났습니다. 이미 알려진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을 다시 확인한 것은 물론입니다. 여기에 흑색종(피부암의 일종)과 강박장애처럼 덜 알려졌던 연관도 새로 눈에 띄었습니다. 반대로 대퇴골 골절은 백반증에서 오히려 덜 나타났습니다. 아래 표에 대표적인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는 '연관 가능성'을 넓게 훑어낸 것이라, 하나하나는 앞으로 더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동 선별로 드러난 백반증 관련 신호

항목내용
분석 대상백반증 90,297명 + 대조군 90,297명
훑은 진단코드1,265개 (2007-2017)
위험이 높아진 병45가지 (자가면역질환·흑색종·강박장애 등)
위험이 낮아진 병6가지 (대퇴골 골절 등)

Q3 이렇게 훑는 방식은 왜 의미가 있나요?

짐작에 갇히지 않고 자료가 스스로 신호를 보여 주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입니다. 사람은 아무래도 '있을 법한' 연관부터 찾게 됩니다. 이 방식은 아무도 짐작 못 한 연결까지 후보로 올려 줍니다. 대규모 자료가 흔해진 시대에, 이렇게 전면적으로 훑는 접근이 새로운 발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자동으로 걸러낸 연관에는 우연이나 치우침이 섞일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는 별도의 연구로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숙제도 함께 남습니다. 저에게는 '무엇을 물어야 할지'를 자료가 알려 주게 한 흥미로운 시도였습니다.

맺음말

미리 답을 정해 놓지 않고 자료 전체를 훑었습니다. 덕분에 백반증과 얽힌 뜻밖의 연관까지 후보로 건져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찾아낸 신호들은 앞으로 더 깊이 파고들 연구의 좋은 실마리가 됩니다. 교신저자로서, 대량 자료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탐색 방식을 제안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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