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하우스 백반증 연구 26 · 원저
백반증 환자의 암(내부 장기암) 위험은 어떨까요?
Markedly Reduced Risk of Internal Malignancies in Patients With Vitiligo: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최종 감수
한마디로
백반증이 있으면 오히려 몸속 장기에 생기는 암 위험이 더 낮았습니다. 국내 환자 10만여 명을 살펴 확인한 결과입니다.
"이거 그냥 놔두면 나중에 큰 병 되는 거 아니에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백반증은 면역세포가 피부의 색소세포를 공격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저는 그 예민한 면역이 피부 말고 몸 전체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오래 궁금했습니다. 앞선 연구들에서 백반증이 있으면 피부암이 드물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눈에 안 보이는 몸속 장기의 암까지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Q1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백반증이 있으신 분들은 몸속 장기에 암이 생길 위험이 약 14% 낮았습니다. 저는 백반증 환자 101,078명과, 나이·성별을 똑같이 맞춘 백반증 없는 분 202,156명을 국민건강보험 자료로 여러 해에 걸쳐 추적해 비교했습니다. 이 정도로 많은 인원을 오래 지켜본 결과라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두 집단에서 실제로 암이 생긴 빈도를 보면 백반증 그룹이 꾸준히 더 낮았습니다. 특히 몇몇 장기에서는 그 차이가 훨씬 크게 벌어졌습니다.
Q2 어떤 암에서 특히 위험이 낮았나요?
대장·직장암과 난소암이 약 38%, 폐암이 약 25% 낮아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모두 우리나라에서 드물지 않은 암이라, 위험이 낮게 나왔다는 점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아래 표의 숫자는 백반증이 없는 분들을 1로 놓고 견준 값입니다. 1보다 작을수록 그만큼 덜 생겼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다만 모든 암이 똑같이 낮아진 것은 아니고 장기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는 점은 함께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백반증 환자의 장기별 암 발생 위험 (백반증 없는 대조군 대비)
| 암 종류 | 위험비(HR) | 쉽게 말하면 |
|---|---|---|
| 전체 내부 장기암 | 0.86 | 약 14% 낮음 |
| 대장·직장암 | 0.62 | 약 38% 낮음 |
| 난소암 | 0.62 | 약 38% 낮음 |
| 폐암 | 0.75 | 약 25% 낮음 |
Q3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백반증의 활발한 면역 반응이 일종의 '몸속 순찰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백반증은 면역세포가 색소세포를 공격하면서 생기는 병입니다. 이 왕성한 면역이 색소세포만이 아니라, 이제 막 생겨나는 암세포까지 함께 걸러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선 연구들에서 백반증 환자에게 피부암이 적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번 결과는 그 감시 효과가 피부를 넘어 몸속 장기까지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늘 불편하기만 했던 그 '예민한 면역'이 어쩌면 뜻밖의 방패가 되어 주는 셈이지요. 다만 이는 관찰로 확인한 연관성입니다. 정확한 원리는 앞으로 더 밝혀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맺음말
이제는 큰 병을 걱정하며 들어오시는 분께 "백반증이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근거를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백반증과 몸속 장기암의 관계를 세계 최대 규모로 처음 확인한 연구라, 저에게도 환자분께도 든든한 자료입니다. 다만 이건 여러 사람을 모아 본 평균적인 경향일 뿐입니다. 나이에 맞는 정기 건강검진만은 예정대로 꼭 챙기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