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하우스 백반증 연구 77 · 원저
백반증이 얼마나 심한지, 재발인지를 세계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Definition of Severity and Relapse for Vitiligo: An International Consensus Statement
최종 감수
한마디로
전 세계 전문가와 환자가 머리를 맞대, 백반증이 '얼마나 심한지'와 '재발인지'를 판단하는 공통 기준을 처음으로 합의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넓이만이 아니라 마음의 부담까지 함께 봅니다.
백반증은 나라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겪는 병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심한가', '이게 재발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나라마다, 의사마다 달랐습니다. 그래서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5개 대륙의 전문가와 백반증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여러 차례 설문과 회의를 거쳐 공통의 정의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국제 합의 연구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했습니다.
Q1 어떤 방식으로 국제 합의를 이뤘나요?
여러 나라의 전문가와 백반증 당사자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문헌 검토와 인터뷰를 하고, 같은 질문지를 두 차례 돌려 의견을 좁혀 갔습니다(델파이 방식). 마지막에는 한자리에 모여 합의 회의를 했습니다. 처음 관심을 보인 91명 가운데 1차 설문에 85명, 2차 설문에 81명이 참여해, 두 번 모두 열 명 중 아홉 명 넘게 답을 주셨습니다. 최종 회의에는 44명이 모여 기준을 다듬었습니다. 참여자는 5개 대륙에 걸쳐 있었습니다. 피부과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심리학자, 연구자, 그리고 여러 피부색의 백반증 당사자까지 포함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목소리를 모았기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기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Q2 무엇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나요?
흰 반점이 몸의 몇 %를 덮고 있는지는 여전히 출발점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백반증의 부담을 다 담을 수 없다는 데 뜻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더 심하다고 봐야 하는 12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여기에는 눈에 보이는 상태뿐 아니라 마음과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담겼습니다. 주요 기준은 병이 번지고 있는지, 잘 보이거나 영향이 큰 부위에 생겼는지, 마음의 괴로움, 남들의 편견,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움, 전반적인 부담이었습니다. 재발은 '이미 색이 돌아왔던 자리에서 다시 색이 빠지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아래 표에 정리했습니다.
중증도를 더 높게 보는 기준 (총 12가지)
| 구분 | 포함된 기준 |
|---|---|
| 주요 기준 | 병이 번지고 있음, 잘 보이거나 영향 큰 부위에 생김, 마음의 괴로움, 남들의 편견,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움, 전반적 부담 |
| 보조 기준 | 어두운 피부색, 어린 나이, 머리카락·얼굴 털이 하얗게 셈, 화상 위험 증가, 학업·직장에 미치는 영향, 나다움을 잃은 느낌 |
Q3 이 합의가 왜 중요한가요?
그동안은 같은 백반증을 두고도 의사와 환자가 느끼는 '심각함'이 서로 달랐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어긋나곤 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의사의 평가와 환자분의 실제 경험 사이에 다리를 놓았습니다. 특히 흰 반점의 넓이만이 아니라, 마음의 괴로움과 남들의 편견까지 심각도에 넣기로 한 것이 큰 변화입니다. 이렇게 공통의 언어가 생기면 진료와 연구, 신약 허가에서 백반증을 더 일관되게 다룰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분이 겪는 마음의 무게를 '공식 기준'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뜻이 있습니다.
맺음말
백반증은 단순히 피부색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의 자존감과 일상까지 흔드는 병입니다. 이번 국제 합의가 그 사실을 세계 공통의 기준으로 못 박았다는 점이 저에게는 가장 반갑습니다. 앞으로 '어느 정도가 심한 것인가', '이게 재발인가'를 두고 나라와 의사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혼란이 줄어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