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

백반증도 유전될까요? 가족력이 있을 때 알아야 할 점

"제 아이도 백반증이 생기면 어쩌죠?" 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하며 여쭤보는 질문입니다. 정리하자면 백반증에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있으면 자녀도 반드시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늘은 그 차이가 무엇인지 찬찬히 짚어봅니다.

백반증도 유전되나요?

유전적 요인이 일부 관여합니다. 하지만 유전만으로 결정되는 병은 아닙니다. '키 크는 것'처럼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백반증은 유전자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여러 유전적 소인에 더해, 몸의 면역 상태나 산화 스트레스, 피부 외상 같은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백반증을 '유전적으로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환경 요인이 겹쳐 색소세포가 사라지는' 복합적인 병으로 이해합니다.

중요한 점은, 백반증이 일반적인 '유전성 질환'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유전성 질환은 특정 유전자의 이상이 그대로 후대로 전달되는 병을 말하지만, 백반증은 반드시 자녀에게 전달되는 병이 아닙니다. 소인을 물려받았더라도 환경적으로 유발 요인이 없다면 발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전은 '가능성을 조금 높이는 요인'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부모가 백반증이면 자녀도 반드시 생기나요?

아닙니다. 부모에게 있어도 자녀에게 생기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걱정만큼 높은 확률은 아닙니다.

백반증이 있는 분의 가족에서 백반증이 나타날 확률은 대략 20%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숫자를 뒤집어 보면, 상당수는 가족력과 무관하게 발생하고, 부모에게 백반증이 있어도 자녀에게는 생기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뜻입니다.

이해를 돕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라도, 둘 다 백반증이 생기는 경우는 일부에 그칩니다. 유전자가 100% 같아도 한쪽만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은, 백반증이 유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니 '유전이니 어쩔 수 없다'고 미리 단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력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점은?

"가족 중에 있으니 나도 무조건 생긴다"는 오해가 가장 흔합니다. 실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흔한 오해실제 사실
부모가 있으면 자녀도 반드시 생긴다생기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가족력이 없으면 절대 안 생긴다가족력 없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유전이니 손쓸 방법이 없다생겨도 치료로 관리할 수 있다

정리하면, 가족력은 '가능성을 조금 높이는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확정도 아니고, 포기할 이유도 아닙니다. 특히 '유전이니 치료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릅니다. 백반증은 가족력이 있든 없든, 상태에 맞는 치료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가족력이 있으면 무엇을 알아두면 좋을까요?

과하게 걱정하기보다, 변화를 일찍 알아채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백반증은 초기에 대응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피부에 새로 하얀 반점이 생기는지 평소에 가볍게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변화가 보이면 미루지 말고 진료로 확인하면 됩니다. 초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진행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예방을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끊거나 음식을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확실히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극단적인 제한보다는 자극을 줄이는 생활과 조기 발견이 더 현실적인 대비입니다.

즉, 가족력은 '불안의 이유'가 아니라 '조금 더 관심 있게 지켜볼 이유'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충분합니다.


배정민

피부과 전문의 · 강남점

진심 어린 진료와 꾸준한 연구로, 백반증 환자분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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