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

백반증 치료, 국제 전문가들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볼까요?

전 세계 백반증 전문가들은 조기 치료, 질환 안정화와 색소회복의 구분, 환자와의 공유 의사결정, 치료 후 유지 관리​를 핵심 원칙으로 권고합니다. 2023년에는 5개 대륙의 백반증 전문가 42명과 환자 대표들이 참여한 국제 합의안이 발표되면서 백반증 치료의 공통된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국제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치료 원칙은 무엇인가요?

백반증은 빨리 치료하고, 현재 질환 상태에 맞춰 치료 목표를 달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 백반증 태스크포스가 제시한 치료 원칙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① 조기 치료 빠르게 번지는 백반증은 멜라닌세포의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특히 분절형이나 손끝·발끝처럼 치료가 어려운 부위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② 안정화와 색소회복의 구분 백반증이 번지는 시기에는 면역반응을 조절해 진행을 멈추는 것이 우선이고, 이후에는 자외선 치료 등을 통해 색소회복을 유도합니다.

③ 환자와 함께 치료 결정 백반증의 활동성, 범위, 발생 부위뿐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도록 권고합니다.

④ 유지 치료 색소가 돌아왔다고 치료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치료 중단 후 첫 1년 안에 약 44%에서 재발이 보고됐으며, 유지 치료를 시행한 경우 6개월 재발률이 9.7%로 낮아졌습니다.

즉 백반증은 한 번 색소를 회복시키는 것보다 진행을 멈추고, 색소를 되찾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전체 과정​이 중요합니다.


국제 가이드라인에는 한국의 백반증 연구도 반영됐나요?

네. 미세펀치이식술과 장기 자외선 치료 안전성 등 국내 연구 결과도 국제 권고안의 근거로 반영됐습니다.

대표적인 내용 중 하나는 0.8mm 미세펀치이식술입니다.

난치성 백반증 230례를 분석한 국내 연구를 바탕으로 미세펀치이식술이 수술적 치료 옵션에 포함됐습니다. 기존 펀치이식술보다 수술 시간을 줄이면서 색소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됐습니다.

또 하나는 자외선 치료의 장기 안전성입니다.

6만 명 이상의 국내 백반증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NB-UVB 치료를 200회 이상 받은 경우 광선각화증 위험은 증가했지만, 500회까지 흑색종과 비흑색종 피부암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장기간 광선치료를 받아야 하는 백반증 환자에게 중요한 안전성 근거가 됐고 국제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됐습니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나의 치료 기준에 합의했나요?

42명의 전문가와 환자 대표들이 수년간 문헌 검토와 회의를 반복해 만장일치로 권고안을 만들었습니다.

국제 백반증 태스크포스(Vitiligo Task Force)를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를 포함한 5개 대륙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최종적으로 42명의 백반증 전문가와 4명의 환자 대표가 컨소시엄에 참여했고, 환자의 의견도 처음부터 논의 과정에 반영됐습니다.

각 치료 주제별로 3~8명의 소그룹이 연구 근거를 검토하고, 전체 전문가들이 토론한 뒤 의견이 남는 부분은 핵심 검토 그룹이 다시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나라마다 사용할 수 있는 약과 장비, 의료 환경이 다른 만큼 어느 한 국가에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원칙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결과 2023년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에 두 편의 국제 합의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국제 가이드라인이 백반증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어디에서 치료받더라도 근거에 기반한 공통된 치료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가나 의료진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었지만, 이번 권고안을 통해 백반증의 상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치료를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또 백반증 치료가 단순히 외모를 위한 미용 치료가 아니라 의학적인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국제 전문가들이 함께 확인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질문에 보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 백반증이 번질 때는 무엇부터 치료해야 하는지

- 언제 광선치료나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지

- 치료 후 재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 얼굴과 손발처럼 부위에 따른 치료 반응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결국 국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모든 백반증 환자에게 같은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활성도와 범위, 위치, 환자의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References

  • van Geel N, Speeckaert R, Taïeb A, et al. Worldwide expert recommendations for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vitiligo: Position statement from the International Vitiligo Task Force Part 1: towards a new management algorithm.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23;37:2173–2184

  • Seneschal J, Speeckaert R, Taïeb A, et al. Worldwide expert recommendations for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vitiligo: Position statement from the International Vitiligo Task Force—Part 2: Specific treatment recommendation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23;37:2185–2195

  • Bae JM, Lee JH, Kwon HS, Kim J, Kim DS. Motorized 0.8-mm micropunch grafting for refractory vitiligo: a retrospective study of 230 cases. J Am Acad Dermatol. 2018;79(4):720–727.e1

  • Bae JM, Ju HJ, Lee RW, et al. Evaluation for skin cancer and precancer in patients with vitiligo treated with long-term narrowband UV-B phototherapy. JAMA Dermatol. 2020;156(5):529–537

배정민

피부과 전문의 · 강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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