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

백반증은 계속 번질까요? 유형별 경과와 번지는 신호

모든 백반증이 계속 번지지는 않지만, 치료 없이 두면 점차 넓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몸 한쪽에 생기는 분절형은 보통 발병 후 1~2년 안에 진행이 멈추는 경향이 있고, 환자의 84~95%를 차지하는 비분절형은 대개 새 반점이 생기거나 기존 반점이 커지는 활동기와 변화가 멈춘 안정기를 반복합니다. 상처 부위에 새 반점이 생기는 쾨브너 현상, 흐릿해진 경계, 반점 주변에 흩뿌려지는 1~5mm 크기의 작은 흰 점은 번지는 중임을 시사하는 신호여서, 이런 신호가 보이면 일찍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백반증은 계속 번지나요?

모든 백반증이 계속 번지지는 않으며, 번지는 양상은 백반증의 종류와 현재 상태, 처음 생긴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번지는 시기를 ‘활동기’, 멈춘 시기를 ‘안정기’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안정기에 머무는 백반증이 있고, 꾸준히 번지는 백반증이 있으며, 오랫동안 안정기에 있다가 다시 번지는 백반증도 있습니다.

몸 한쪽에 피부분절을 따라 생기는 분절형 백반증은 처음 6~12개월 동안 비교적 빠르게 번지다가 1~2년 안에 진행이 멈추는 경향이 있고, 한번 멈추면 더 번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좌우 대칭으로 발생하는 비분절형 백반증은 작은 반점에 그치기도 하고, 몸 전체로 빠르게 번지기도 하는 등 앞으로의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몸의 한 부위에 한두 개의 흰 반점만 있는 국소형 백반증은 약 77%가 오래도록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일부는 더 넓은 전신형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어느 시기인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활동기에는 번지는 것을 멈추는 치료가, 안정기에는 색소회복 치료가 우선이고,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몇 년째 그대로인 반점을 보면 이제 다 멈췄다고 여기실 수 있습니다. 다만 안정기가 영원히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젊었을 때 손끝에 조그맣게 생긴 백반증이 30년 가까이 그대로 있다가 어느 날 얼굴로 번진 경우도 있고, 심한 스트레스나 외상 같은 계기로 다시 번지기도 합니다. 오래 변화가 없던 반점이라도 새로 생기거나 커지는 곳이 보이면 다시 활동기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백반증이 번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번지는 백반증은 반점이 새로 생기거나 커지고, 멈춘 백반증은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됩니다. 집에서도 다음 신호로 대략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번지는 신호 (활동기)멈춘 신호 (안정기)
새로운 반점이 생김새 반점이 없음
기존 반점이 커짐크기 변화가 없음
경계가 흐릿·번져 보임경계가 또렷함
최근 몇 달 새 변화 있음오래 그대로 유지됨

특히 기존 반점 주변에 1~5mm 크기의 작은 흰 점들이 색종이 조각처럼 흩뿌려지듯 새로 생기는 모습, 흰색·연한 갈색·정상 피부색의 세 가지 색조가 함께 보이는 삼색성 변화, 경계가 또렷하지 않고 뿌옇게 번져 보이는 모습은 활동기를 시사하는 신호입니다. 번질 때 그 부위가 가렵다고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 다만 눈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확한 구분은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볼 때는 최근 몇 달 사이에 변화가 있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번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병변에는 멜라닌세포가 아직 남아 있어 치료 반응이 좋지만, 몇 달이 지나 완전히 탈색되고 나면 훨씬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런 신호가 보이면 그냥 지켜보지 마시고 일찍 진료받으시길 권합니다.


저는 다친 곳에 백반증이 생겼어요?

상처나 마찰 같은 피부 자극은 백반증을 번지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자극받은 부위에 새 반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를 ‘쾨브너 현상(Koebner phenomenon)’이라고 하며, 백반증 환자의 21~62%에서 나타날 만큼 흔합니다. 긁히거나 베인 상처, 화상, 수술 부위뿐 아니라 때를 세게 미는 습관, 꽉 끼는 속옷이나 벨트, 안경테처럼 같은 곳을 계속 문지르고 누르는 것도 원인이 되며, 이런 자극이 되풀이될수록 백반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백반증 부위는 멜라닌세포가 없어 햇볕에 쉽게 화상을 입는데, 이런 일광 화상도 쾨브너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백반증이 번지고 있는 활동기에는 이런 자극에 더 쉽게 반응합니다. 미용 레이저나 박피, 문신, 피어싱처럼 피부에 상처를 내는 시술은 그 부위에 새 백반증을 만들 수 있으니 받기 전에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급하지 않다면 병이 안정될 때까지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생활을 크게 바꾸기보다 심한 마찰과 긁힘을 피하고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햇볕 화상을 막는 정도면 됩니다.


백반증이 얼마나 번졌는지 집에서도 잴 수 있을까요?

손가락까지 모두 편 손 하나가 몸 전체 피부의 약 1%여서, 이를 기준으로 백반증이 차지하는 넓이를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등에 손 세 개만 한 반점이 있다면 몸 전체의 3% 정도인 셈입니다. 얼굴은 반점이 작아 손으로 재기 어려우니, 손가락 한 마디만 한 넓이를 기준으로 몇 마디쯤 되는지 세어 보시면 됩니다.

변화를 알아보는 데는 넓이를 재는 것보다 사진이 더 정확합니다. 사람의 기억은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를 잘 잡아내지 못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우드등으로 지금 상태를 자세히 볼 수 있지만, 지난번보다 번졌는지 좋아졌는지는 비교할 기준이 있어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로 한 달에 한 번,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밝기로, 같은 각도와 거리에서 찍어 두면 됩니다.

이렇게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면, 멜라닌세포가 아직 남아 있을 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References

배정민 피부과 전문의 — 강남점

배정민

피부과 전문의 · 강남점

진심 어린 진료와 꾸준한 연구로, 백반증 환자분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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