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

국내 최초의 백반증 신약, 린버크는 얼마나 효과적인가요?

린버크(유파다시티닙)는 하루 한 번 먹는 JAK 억제제로, 2026년 10월 12세 이상 비분절형 백반증 치료제로 국내 허가됐습니다. 임상시험에서 48주간 복용한 환자의 절반 가까이(43~48%)에서 얼굴 백반증 크기 50% 이상, 4명 중 1명(23~25%)에서 75%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는 린버크만 복용한 결과로, 자외선 치료를 병행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더 큰 호전을 보였습니다.

린버크는 어떤 약이고, 백반증에 어떻게 작용하나요?

린버크는 백반증을 일으키는 면역 신호 가운데 중요한 분자인 JAK만을 골라서 막는 약물로,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약입니다.

백반증은 면역세포의 하나인 T세포가 멜라닌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피부에 모인 T세포는 인터페론감마라는 면역 신호 물질을 분비합니다. 주변 피부세포가 인터페론감마 신호를 받으면 세포 안의 JAK을 거쳐 여러 염증 물질을 분비하고, 이 물질들이 T세포를 피부로 더 불러모읍니다. 늘어난 T세포는 멜라닌세포를 공격하는 동시에 인터페론감마를 다시 분비하고,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백반증이 점점 넓어집니다. 린버크가 JAK을 억제하면 이 신호 전달이 차단되어 T세포가 더 모이지 못하고 공격도 약해집니다.

약 자체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아토피피부염과 류마티스관절염 등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쓰여 온 약입니다. 2026년 10월, 여기에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의 비분절형 백반증(하루 한 번 15mg)이 더해졌습니다. 국내에서 백반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은 린버크가 처음입니다.

그동안 백반증에 쓰던 먹는 약은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였습니다. 이 약들은 주로 병변이 번지는 것을 억제하는 데 쓰였고, 색소 회복은 연고와 자외선 치료(광선치료)로 유도해 왔습니다. 린버크는 소실된 피부색을 되돌리는 효과까지 3상 임상시험으로 확인한 첫 먹는 약입니다.

바르는 JAK 억제제인 옵젤루라 크림(국내 미허가)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옵젤루라 크림린버크
형태바르는 크림, 하루 2회먹는 알약, 하루 1회 15mg
작용 범위바른 부위에만몸 전체
사용 면적체표면적 10% 이내면적 제한 없음
주로 살피는 부작용바른 부위의 여드름·가려움감염, 혈액검사 변화 등 전신 부작용

린버크를 먹으면 백반증이 실제로 얼마나 좋아지나요?

3상 임상시험에서 린버크를 48주간 복용한 12세 이상 비분절형 백반증 환자의 43~48%가 얼굴 백반증 점수를 50% 이상, 23~25%가 75% 이상 개선했습니다. 위약(가짜약)군은 각각 13%, 6~7%였습니다.

근거는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린 3상 임상시험 두 건(Viti-Up-1, Viti-Up-2)입니다. 18개국 138개 기관에서 12세 이상 비분절형 백반증 환자 614명이 참여했습니다. 린버크 15mg 또는 위약을 하루 한 번, 48주 동안 먹었습니다. 연고도 자외선 치료도 없이, 린버크만요. 참여자들이 백반증을 앓은 기간은 평균 16년 가까이 됐습니다. 오래된 백반증일수록 색소가 잘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조건이었습니다.

48주 결과 (두 임상시험의 결과 범위)

평가 항목린버크 15mg위약
얼굴 50% 이상 개선 (F-VASI50)43~48%13%
얼굴 75% 이상 개선 (F-VASI75)23~25%6~7%
얼굴 90% 이상 개선 (F-VASI90)12~16%2~3%
전신 50% 이상 개선 (T-VASI50)19~21%6%

F-VASI는 얼굴, T-VASI는 온몸의 백반증 넓이를 점수로 매긴 값입니다. F-VASI75라면 얼굴의 백반증이 치료 전보다 75% 이상 줄었다는 뜻입니다.

린버크의 F-VASI75 23~25%가 생각보다 낮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해외 자료에서 옵젤루라 크림은 52주에 절반 정도가 F-VASI75에 도달했으니까요. 두 시험은 대상 환자가 다릅니다. 옵젤루라 시험은 백반증이 몸의 10% 미만인 분들이었고, 린버크 시험은 그보다 광범위한 백반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입니다. 숫자만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몸은 얼굴보다 느립니다. 48주에 전신 점수가 75% 이상 좋아진 분(T-VASI75)은 5%로, 위약(2~3%)과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몸의 색소 회복에는 더 긴 치료 기간이나 자외선 치료 병행이 필요합니다.


린버크는 오래 먹을수록 더 좋아지나요? 번지는 것도 막아주나요?

린버크의 얼굴 개선 효과는 48주까지 정체 없이 계속 커졌고, 번지던 활동성 백반증 환자 가운데 8주와 12주에 범위가 늘지 않은 비율은 린버크군 76%, 위약군 60~61%였습니다.

얼굴 점수는 복용 8주부터 위약군과 차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두 임상시험의 평균으로 보면 24주에 약 35%, 48주에 약 50% 줄었습니다. 48주에서도 개선 곡선이 평평해지지 않고 계속 이어졌습니다.

48주 이후는 어떨까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6)에서 76주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얼굴 75% 개선, 전신 50% 개선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76주까지 계속 늘었습니다. 이 76주 결과와 자외선 치료 병용 결과를 담은 발표에는 저도 공동저자로 참여했습니다.

번지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참여자의 약 60%는 최근 새 반점이 생기거나 기존 반점이 커지던 활동성 백반증이었습니다. 이분들 가운데 8주와 12주에 백반증 범위가 늘지 않은 비율은 린버크군 76%, 위약군 60~61%였습니다. 백반증이 계속 퍼지는 게 걱정인 분들에게는 색소가 회복되는 것만큼이나 반가운 결과일 겁니다.

복용 기간얼굴 점수 평균 변화 (린버크군)
8주위약과 차이가 나기 시작
24주약 35% 감소
48주약 50% 감소, 정체 없이 계속 개선
76주개선 도달 비율이 계속 증가 (학회 발표)

백반증 치료는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석 달쯤 먹고 거울을 보면 큰 차이를 못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지켜보고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린버크와 자외선 치료를 함께 하면 더 좋은가요?

린버크에 전신 자외선 치료를 더하면 린버크만 먹을 때보다 얼굴과 몸 모두 더 좋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아직 소규모 연구 결과입니다.

Viti-Up 연구 안에서 따로 진행한 시험이 있습니다. 48주 동안 전신 90% 이상 개선에 이르지 못한 성인 84명을 다시 둘로 나눴습니다. 한쪽은 린버크만 계속 먹었고, 다른 쪽은 여기에 전신 자외선 치료(협대역 자외선 B)를 일주일에 두 번 더했습니다. 약 28주 뒤, 얼굴도 몸도 자외선 치료를 함께 받은 쪽이 더 많이 좋아졌습니다.

더 큰 연구로 확인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이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린버크는 멜라닌세포를 파괴하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자외선은 모낭에 남아 있는 멜라닌세포 줄기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자극합니다. 두 치료가 작용하는 단계가 달라서, 함께 쓰면 효과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신체 부위마다 치료 속도는 달랐습니다. 같은 학회에서 발표된 부위별 분석을 보면 머리와 목이 가장 많이 좋아졌고, 발이 가장 더뎠습니다. 손끝이나 발은 털이 적어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있는 모낭도 적습니다. 어떤 치료에도 반응이 느린 이유입니다.

린버크를 드시는 동안 엑시머 레이저와 같은 자외선 치료를 함께 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인 색소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응이 느린 손발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린버크의 부작용과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48주 임상시험에서 린버크의 흔한 부작용은 상기도 감염, 여드름, 비인두염, 두통 정도였고, 위약과 비교해 심각한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JAK 억제제 계열 공통의 주의사항이 있어 복용 전 검사와 정기적인 확인은 꼭 필요합니다.

항목48주 임상시험 결과
흔한 이상반응상기도 감염, 여드름, 비인두염, 두통 (린버크군 8~18%, 위약군 3~14%)
여드름모두 경증~중등도, 이로 인한 복용 중단은 1명
대상포진1~2%, 전신으로 퍼진 경우 없음
혈액검사 변화일부에서 호중구 감소, 빈혈, 일시적 간수치 상승. 중대한 경우 없음
부작용으로 복용 중단린버크군 2~3%, 위약군 4~5%
주요 심혈관 사건, 혈전, 활동성 결핵, 림프종, 비흑색종 피부암보고되지 않음
그 밖의 암린버크군 1명(복용 46일째 발견, 약과의 연관성은 낮게 판단), 위약군 2명

76주까지 지켜본 학회 발표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습니다.

'보고되지 않았다'와 '위험이 없다'는 다른 말입니다. JAK 억제제 계열은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다른 질환에서, 나이가 많거나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중대한 감염, 심혈관 질환, 혈전, 암에 대한 주의 경고가 붙어 있습니다. 65세 이상이거나 흡연 중인 분, 심혈관 질환·혈전·암을 앓은 적이 있는 분은 복용에 따른 이점과 위험을 함께 따져 신중하게 투여를 결정해야 합니다.

복용 전에 확인할 검사가 몇 가지 있습니다. 결핵(잠복결핵 포함), B형·C형 간염, 혈구 수치, 간 기능, 콜레스테롤입니다. 먹는 동안에도 정기적으로 피검사를 합니다. 임신 중에는 먹을 수 없고, 먹는 동안과 마지막으로 먹은 뒤 4주까지는 피임이 필요합니다. 수유 중이거나, 예방접종을 앞두고 있거나, 다른 약을 드시고 있다면 진료 때 꼭 말씀해 주세요.


린버크는 어떤 백반증 환자에게 맞는 치료인가요?

린버크는 범위가 넓거나 빠르게 번지는 비분절형 백반증, 바르는 약과 자외선 치료만으로 부족한 경우에 고려하는 치료입니다. 모든 백반증 환자의 첫 번째 치료법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팔에 동전만 한 반점 하나가 몇 년째 그대로라면, 일반적으로는 굳이 몸 전체에 작용하는 약까지 쓰지 않습니다. 연고와 엑시머 레이저로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최근 몇 달 사이 목, 팔, 무릎에 반점이 하나둘 늘고 있다면 린버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린버크를 고려하는 경우다른 치료가 먼저인 경우
범위가 넓어 바르는 약으로 감당하기 어려움좁은 부위에 국한되고 안정된 백반증
최근 새 반점이 생기거나 커지는 활동성 백반증분절형 백반증 (이번 임상시험 대상이 아님)
연고·자외선 치료로 반응이 부족함흰 털(백모)이 많은 병변: 수술 치료 고려
12세 이상 비분절형 백반증12세 미만, 임신 중이거나 임신 계획이 있음

아직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약을 끊은 뒤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자료가 없습니다. 임상시험 참여자는 대부분 백인이었고, 아시아인은 10~20% 정도였습니다. 한국인 환자에서의 경험은 이제부터 쌓아가야 합니다.

2026년 10월 현재 백반증에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아직 없어 비용 부담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복용 여부와 기간, 비용, 검사 일정은 진료실에서 함께 정하시면 됩니다.

처음 전해드리는 백반증 신약 소식이라 반갑습니다. 그렇다고 이 약 하나로 모든 백반증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번지고 있는지, 어디에 얼마나 넓게 있는지, 나이와 건강 상태는 어떤지를 함께 보고 약과 자외선 치료, 필요하면 수술까지 조합해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References

배정민

피부과 전문의 · 강남점

진심 어린 진료와 꾸준한 연구로, 백반증 환자분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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